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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당국의 케르치 해협 통항 금지와 용선계약상 위험 부담: 최근 영국 중재판정의 시사점

발행일 · 2026-07-16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 당국의 케르치 해협(Kerch Strait) 통항 금지로 선박이 억류됨에 따라 발생한 분쟁에 관하여 최근 런던에서 중재판정이 선고되었습니다(London Arbitration 8/26 [(2026) 1210 LMLN 1]). 위 중재판정에서는 국가기관의 개입으로 해협의 통항이 금지되었을 때 그 위험을 선주와 용선자 중 누가 부담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되었고, 이를 둘러싼 다수의 법적 쟁점—전쟁위험 조항(Voywar 1993), 안전항(safe port), 이행불능(frustration)—이 종합적으로 다루어졌습니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현재의 국제 해상운송 환경에서 참고할 만한 선례가 됩니다. I. 사건의 개요 1. 기초 사실관계 청구인인 선주(이하 "선주")와 피청구인인 용선자(이하 "용선자")는 선주가 아조프해의 항구로부터 흑해의 항구까지 질산암모늄(ammonium nitrate) 화물(이하 “본건 화물”)을 운송하기로 하는 항해용선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계약 체결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상당 기간 진행 중이었고, 2022년 10월 8일 러시아 대통령령은 연방보안국(Russian Federal Security Service, 이하 “FSB”)에 케르치 해협에서 선박·차량의 이동을 제한·금지할 권한을 부여하였습니다. 해당 선박은 2023년 1월 9일 본건 화물을 선적하고 13일 출항하였으나, 15일 케르치 해협 입구에서 본건 화물이 폭발물에 사용될 수 있는 물질이라는 이유로 FSB에 의해 진입이 거부되며 억류되었습니다. 이후 선박은 약 2개월간 통항 허가를 기다리며 대기하다가, 용선자의 2023년 3월 15일자 지시에 따라 선적항으로 회항하여 2023년 3월 23일 경 본건 화물을 양하하였습니다. 선주는 용선자를 상대로 선박 억류(detention)로 인해 발생한 손해와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중재를 제기하였습니다. 2. 법적 쟁점 선주는 선박 억류 기간 동안의 용선계약상 체선료율에 따른 손해 및 비용을 청구하면서, 아래와 같은 용선자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였습니다. 선박의 억류를 초래한 위험화물을 선적한 점 "안전항 선석 1곳, 상시 부상, 상시 이용가능(1 good safe port berth always afloat always available)" 보증에 위반하여 양하항을 지정한 점 선박의 해협 통과에 필요한 화물 서류를 준비하고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점 용선계약 제17조 전쟁위험 조항(Voywar 1993) 또는 그 밖의 근거에 따라 대체 안전항을 신속히 지정하지 아니한 점 이에 대해 용선자는 계약 체결 당시 항해에 아무런 법적 장애가 없었고, 선박 억류는 러시아 당국의 조치라는 예견 불가능한 사유 때문에 발생하였으며, 용선계약은 2023년 1월 20일 경 이행불능(frustration)으로 종료되었다고 항변하였습니다. II. 중재판정부의 판단 1. 위험화물 주장 – 기각 중재판정부는 본건 화물이 법률상 운송이 금지된 위험화물이라는 선주의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용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