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뉴스레터

인공지능과 국제법

발행일 · 2024-10-07

이스라엘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하마스와의 전쟁을 수행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AI를 통해 목표물을 식별하여 이를 기반으로 레바논에 있는 헤즈볼라에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부비트랩을 설치한 호출기를 원격으로 폭발시켜 대규모 피해를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그동안 AI가 국제규범에 미치는 영향과 현행 국제규범을 AI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과 하마스/헤즈볼라 분쟁에서 AI가 실제로 군사적 목적을 위해 다각도로 활용되어 국가의 의사결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였는데, 앞으로 예상되는 AI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고려할 때 향후 AI에 관한 국제규범은 이론적 논의를 넘어 국제관계에서 실제로 중요한 문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래에서는 기존 국제규범이 AI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AI 기술 발전에 따라 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규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I. 기존 국제규범과 인공지능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와 마찬가지로 AI는 국경을 가리지 않고 초국경적으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의 운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필연적으로 AI에 관한 국제규범이 정립 및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AI의 특성을 감안한 포괄적 조약이 체결되거나 이에 관한 새로운 관습국제법이 발전한 단계라고 할 수 없으므로, AI의 사용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기존의 국제규범이 적용 또는 응용될 것입니다. 국제법상 원칙과 규칙은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 진화적 해석(evolutionary interpretation)이 가능하다고 이해되므로(Dispute regarding Navigational and Related Rights, Judgment (Costa Rica v. Nicaragua), I.C.J. Reports 2009, p. 213, para. 64), 현행 국제규범이 AI의 발전과 활용방안에 따른 변화를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1. 인공지능과 국가책임 최근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AI는 공격 목표물 선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처럼 AI는 인간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가지고 정보를 분석하여 일정한 결정과 행동을 하고, 학습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자율성을 가진 AI의 결정과 행동이 위법한 경우 국가가 국제법상 어떤 책임을 부담하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만약 정부기관이 직접 AI를 활용하여 기존의 국제법상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를 하였다면 설사 그 과정에서의 의사결정을 AI가 자율적으로 하였다 하더라도 해당 국가의 국제법상 국가책임 인정에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AI 기술은 대체로 개인이나 기업 등 사인(私人)이 활용하는 경우가 많을텐데, 이들 개인이나 기업이 AI 기술을 통해 다른 국가의 영토, 신체, 재산 등에 중대한 손해를 가한 경우 그 개인이나 개입이 속한 국가가 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이는 현대와 같이 고도로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