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 내에서 철강 포장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협력사의 독자적인 경험과 기술, 업무수행에 관한 재량 등을 근거로, 작업지시나 MES 사용이 불법파견의 징표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적법도급으로 인정 I. 사건의 내용 및 소송의 경과 피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피고 제철소 내에서 철강 포장업무를 수행한 A회사 소속 원고들은 위 도급계약의 실질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상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과 원심은 피고와 A회사 사이의 도급계약의 실질이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A회사는 전체 매출액이 약 3,400억 원에 이르는 상장업체로, 그 중 포장사업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불법파견이 확정될 경우 기업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정도의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이하 ‘태평양’)은, A회사가 철강 포장사업을 시작한 1976년에 작성된 자료부터 하나씩 추적하여 A회사의 연혁과 특성을 강조하는 한편, 제철소 현장에서 철강 포장업무의 수행 모습을 확인하고, 동영상 등으로 법원에 생생히 전달함으로써 적법도급이라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특히 태평양은 피고가 창사 이래 철강 포장업무를 직접 수행해 본 경험이 없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포장업무 수행 경험이 없는 피고가 포장업무에 관한 독자적인 경험과 기술을 보유한 A회사 소속 근로자들에게 업무수행에 관한 지휘·명령을 한다는 것 자체가 받아들여질 수 없고, MES나 작업지시서로 전달되는 정보는 수급인이 일을 하기 위해 반드시 전달이 필요한 것으로서 지휘·명령의 징표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수 년간 심리 끝에 2026. 4. 16. 태평양의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와 A회사 사이의 도급계약의 실질을 불법파견으로 판단한 원심에는 근로자파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이하 ‘대상판결’). II. 대상판결의 구체적 판단 대법원이 제시한 근로자파견 판단의 핵심 기준은 ‘상당한 지휘·명령’과 ‘실질적 편입’이라고 할 것인데, 대상판결은 이를 포함한 5가지의 근로자파견 판단요소가 모두 충족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부정하였습니다. 주요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i) 피고는 포장작업을 직접 수행한 적이 없는 반면, A회사는 1976년경부터 포장작업을 수행하였음. 특히 A회사는 원고들의 계쟁기간 당시 이미 포장업무의 직접적인 실행 과정에 관하여 독자적인 경험과 기술을 보유하였고, 이에 따라 작업표준서 등의 작성·변경 과정에서 A회사의 경험·기술이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었을 소지가 큼 → 상당한 지휘·명령 X (ii) 포장라인 앞 야드의 존재로 인해 A회사에게 일정 범위 내에서 작업량과 작업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재량이 있었다고 볼 수 있고, 피고 근로자와


